근로기준법 위반 기소, 법원이 선택한 것은 선고유예였습니다
사건 개요
검사는 피고인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정식 기소하며 유죄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최종 선고는 달랐습니다. 법원은 형을 선고하지 않고 유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가능했을까요.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심리된 이 사건의 피고인은 마트를 운영하는 소규모 사업주였습니다. 상시 근로자 3명을 고용해 매장을 꾸려가던 그는 어느 날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혐의의 핵심은 근로기준법이 의무화하고 있는 근로조건 서면 교부 위반이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가 근로계약 체결 시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 주요 근로조건을 반드시 서면으로 작성해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반 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 형사처벌 전력이 생기면 이후 사업 운영에도 적지 않은 불이익이 따릅니다.
피고인은 법을 몰랐던 것도, 고의로 근로자를 착취하려 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작은 마트를 운영하며 행정 절차에 익숙하지 않았던 탓에 서면 교부 의무를 간과했고, 그 결과 형사 피고인의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처벌 기록이 남는다는 사실 자체가 그에게는 큰 두려움이었습니다.
사건의 진행
담당 변호인은 이 사건을 단순한 법령 위반 사실의 인정 여부를 다투는 사건이 아니라, 양형과 처분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핵심인 사건으로 파악했습니다.
먼저 피고인의 사업 운영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면밀히 검토했습니다. 서면 교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위, 실제 근로자들과의 관계, 임금 체불이나 부당해고 등 다른 위반 행위의 존재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이 사건은 서면 교부 절차 미이행이라는 형식적 위반에 해당할 뿐,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한 사안이 아님을 법원에 명확히 전달하는 방향으로 변론을 구성했습니다.
다음으로 피고인이 기소 이후 즉각적으로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 절차를 전면 정비했다는 점을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제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반성의 언명이 아니라, 피고인이 실제로 법적 의무를 이행했음을 입증하는 실질적 증거였습니다. 개선 의지를 구체적 행동으로 증명한 셈이었습니다.
또한 피고인의 전과 기록 부재, 소규모 자영업자로서의 경제적 여건, 해당 위반 행위가 반복적이거나 고의적인 노동권 침해가 아니었다는 점을 정리한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처벌보다 교정이 이 사건에 더 적합한 대응임을 법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논거를 구체적으로 쌓아 올렸습니다.
사건의 결과
2025년 1월 9일,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은 피고인에 대해 선고유예 결정을 내렸습니다. 유죄는 인정되었지만 형의 선고 자체를 유예한 것으로, 피고인에게 전과 기록이 남지 않게 되는 실질적으로 매우 유리한 결과였습니다.
선고유예란 범행의 정상이 가벼운 경우 법원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는 제도입니다. 선고유예 기간(통상 2년) 동안 재범 없이 지내면 면소 판결이 확정되어 사실상 처벌 전력이 소멸됩니다. 단순 집행유예와도 다른, 사업주에게 가장 유리한 처분 중 하나입니다.
이 결과는 법원이 피고인의 위반 행위가 고의성이 없었고, 실질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이미 자발적으로 위반 상태를 해소했다는 점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입니다. 담당 변호인이 그 판단 근거를 법원에 조목조목 제시했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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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의 관할 기관은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입니다. 천안지원은 충청남도 북부권의 사건을 집중적으로 처리하는 지원으로, 노동청과의 연계 고발 사건 및 소규모 사업주 관련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이 꾸준히 접수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기소 여부 결정과 구형 수위 모두 담당 검사의 재량이 크게 작용하므로, 천안지청의 실무 처리 경향을 숙지한 변호인의 조력이 중요합니다.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은 노동청 진정이나 고발에서 시작해 검찰 송치, 기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피의자가 아무런 준비 없이 조사에 임하면, 위반 사실의 범위와 고의성이 불필요하게 확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서면 교부 위반처럼 객관적 사실이 명백한 사건일수록, 양형에 영향을 미칠 자료를 얼마나 조기에 준비하느냐가 결과를 결정합니다. 경찰 또는 검찰 출석 전에 반드시 변호인과 함께 진술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프런티어는 전국 13개 지사를 통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및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서 처리된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의 판결 데이터와 처분 사례를 지사 간에 공유합니다. 이를 통해 해당 법원의 선고유예 인정 기준, 검찰의 구형 경향, 유사 사건에서 효과적이었던 소명 자료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변론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단일 사무소로는 축적하기 어려운 실무 데이터가 실질적인 변론 경쟁력으로 작동합니다.
